‘엠피닉스 인수’ bnw인베, 첨단 제조 스케일업 꾀한다

‘엠피닉스 인수’ bnw인베, 첨단 제조 스케일업 꾀한다

AI 서버 수요 폭발에 흑자 전환…’웨이퍼 폼’ 기술 기반 글로벌 시장 과점

윤형준 기자 | 공개 2025-08-25 08:04:35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bnw인베스트먼트(이하 bnw인베)가 글로벌 톱티어 기술기업으로 성장한 엠피닉스의 경영권을 손에 넣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방산 등으로 응용 범위를 넓히고 있는 전략 자산을 품으면서 첨단 제조업 스케일업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nw인베는 최근 엠피닉스 경영권 인수를 완료했다. 2019년 첫 투자 이래로 2대주주(지분율 23.7%)로 자리했던 bnw인베는 창업주인 강상도 대표 지분과 기존 투자자 물량을 사들이며 지분율을 99%로 끌어올렸다. 이번 인수는 지난 해 3월 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진행됐으며,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됐다.

엠피닉스는 2012년 설립 이후 광주를 거점으로 커온 AI 서버 광통신용 마이크로 렌즈 제조사다. 고난도 비구면 유리 마이크로렌즈를 개발·생산해 왔는데, 해당 렌즈는 데이터센터용 광송수신 모듈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부품이다. 최근 AI 서버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엠피닉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07억원을 기록해 전년(180억원) 대비 70%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8억원으로 전년(11억원 적자) 대비 흑자 전환했으며, 순이익 역시 9억원을 올려 2023년의 40억원대 적자에서 벗어났다.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자산총계는 432억원으로 1년 새 40% 넘게 불어났고,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7억원에서 플러스 23억원으로 전환됐다. 순차입금 기준 부채비율은 169%에서 23%로 급격히 낮아져 재무안정성이 강화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023년 217만원 수준에서 작년 31억원으로 뛰어올라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체질을 입증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엔비디아 서버향 매출 급증과 글로벌 고객사 확대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가 이어지면 엠피닉스는 안정적 재무 기반 위에서 고성장 궤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엠피닉스는 엔비디아의 서플라이체인(공급망)에 속해 있는 글로벌 광트랜시버 기업 코히런트의 핵심 벤더로 자리하고 있다. 코히런트의 협력업체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등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입증했다.

엠피닉스의 강점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웨이퍼 폼’ 기술에 있다. 이 기술로 엠피닉스는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렌즈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경쟁사인 일본 알프스알파인 대비 압도적인 생산성 확보도 가능해졌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엠피닉스와 알프스알파인 두 곳이 고주파 대역 비구면 마이크로렌즈를 과점하고 있는데, 엠피닉스가 고사양 제품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한 엠피닉스의 기술력은 데이터센터를 넘어 5G 이동통신, 자율주행 라이다(LiDAR), 우주항공·방산,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등으로 응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 라파엘의 방산 시스템이나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망 스타링크에도 일부지만 공급 사례가 있다.

이번 거래의 또 다른 특징은 창업자의 잔류다. 강상도 대표는 당분간 경영 일선에 남아 제조와 연구개발(R&D) 등 핵심 역량을 차기 경영진 후보군에 전수한다. 이를 통해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bnw인베가 보유한 첨단 제조업 스케일업 경험을 접목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bnw인베는 2013년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부문 사장 출신 김재욱 대표가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로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제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468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는 등 운용 역량을 확대 중이다.

bnw인베 관계자는 “이번 엠피닉스 인수는 고부가가치 부품을 보유한 국내 제조기업을 글로벌 선도 중견사로 키우겠다는 bnw인베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며 “시장에서는 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 더 나아가 자율주행과 정밀 의료 등으로의 사업 확장이 이뤄질 경우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엠피닉스 인수’ bnw인베, 첨단 제조 스케일업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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